질염 증상이 생기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질정으로 먼저 치료해도 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질정이 있지만, 주로 칸디다 질염에 사용하는 항진균제라 모든 질염에 효과가 있는 건 아니에요.
칸디다 질염이라면 약국 질정으로 증상이 좋아질 수 있지만, 원인이 다른 질염은 같은 약을 사용해도 낫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목차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질정과 넣는 방법
우리가 약국에서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질염약은 클로트리마졸 성분의 질정입니다. 카네스텐질정이 대표적이고,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약사와 상의해 바로 구입할 수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 – 카네스텐질정 허가사항). 허가된 효능도 딱 하나, 칸디다성 질염입니다.
넣는 방법은 용량에 따라 둘로 나뉩니다. 100mg짜리는 하루 한 번 취침 전에 6일 연속, 200mg짜리는 같은 방식으로 3일 연속 질 안 깊숙이 넣습니다. 용량이 다른 만큼 기간도 다른 것이지 3일짜리가 더 센 치료라는 뜻은 아니에요.
가려움이 질 안쪽보다 바깥 피부에 몰려 있다면 질정만으로는 다 잡히지 않습니다. 외음부까지 함께 염증이 있을 때는 같은 성분의 크림을 겉에 바르는 쪽이 낫다고 설명서에 적혀 있어요. 다만 집에 있는 연고를 아무거나 꺼내 바르는 건 피하세요. 상비약으로 두는 연고에는 스테로이드가 든 게 많은데, 곰팡이가 원인인 자리에 그걸 바르면 가려움만 잠깐 가라앉고 오히려 번집니다. 그 이유는 👉 사타구니 가려움 연고, 습진약을 바르면 더 번지는 이유에서 다뤘습니다.
쓸 수 있는 나이는 만 12세부터입니다. 임신 중에도 쓸 수는 있지만, 그때는 의사의 진단을 받은 뒤에만 쓰게 되어 있어요.
약국 질정이 듣지 않는 질염 두 가지

질염은 흔히 세 가지로 나눕니다. 세균성 질염, 칸디다 질염, 트리코모나스 질염인데 치료 약이 서로 다릅니다. 약국 질정은 이 중 칸디다 하나에만 쓰는 약이라, 나머지 둘이 원인이면 아무리 넣어도 증상이 그대로예요.
세 가지를 나누는 기준은 분비물과 산도입니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가 함께 낸 진료지침에 아래와 같이 정리돼 있어요(🔗 성매개감염 진료지침 2023 – 질염, 91~93쪽 PDF).
| 구분 | 분비물 | 질 산도(pH) | 치료 |
|---|---|---|---|
| 칸디다 질염 | 덩어리진 흰색, 굳은 우유 같고 끈적함 | 4.5 미만 | 아졸계 질정·크림 또는 플루코나졸 |
| 세균성 질염 | 물 같은 흰색·회색, 아주 심한 비린내 | 4.5 초과 | 메트로니다졸·클린다마이신 |
| 트리코모나스 질염 | 거품이 떠 있는 흰색·황색 | 4.5 초과 | 메트로니다졸(파트너도 치료) |
냄새가 판단에 도움이 되는 편입니다. 칸디다 질염은 냄새보다 가려움이 앞서고, 비린내가 두드러지면 세균성 쪽에 가깝습니다. 다만 겉으로 보이는 것만으로 셋을 정확히 나누기는 어렵습니다. 칸디다 질염은 아예 증상이 없는 경우도 20% 정도 되고요.
소변볼 때 아픈 증상까지 겹치면 방광염과도 헷갈립니다. 두 질환은 통증이 오는 지점이 다른데, 그 구분은 👉 방광염 증상, 열과 옆구리 통증이 있다면 신우신염 신호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병원 진료가 필요한 경우

전에 같은 진단을 받아본 적이 있고 그때와 증상이 똑같다면 약국 질정으로 시작해 볼 만합니다. 반대로 아래에 하나라도 해당하면 약을 사기 전에 진료부터 받으세요.
- 이런 증상이 처음일 때: 원인이 셋 중 어느 쪽인지 확인하지 않은 상태라 약을 고를 근거가 없습니다.
- 임신 중이거나 가능성이 있을 때: 질정을 쓸 수는 있지만 의사의 진단을 받은 뒤에만 쓰도록 되어 있고, 먹는 항진균제는 임신 중 금기입니다.
- 당뇨가 있거나 면역이 떨어진 상태일 때: 진균이 자라기 쉬운 조건이라 잘 낫지 않고 반복되기 쉽습니다.
- 38도 이상 열이나 아랫배·허리 통증이 같이 올 때: 질에만 머문 염증이 아닐 수 있어 설명서에도 의사와 상담하도록 적혀 있습니다.
- 악취가 나는 분비물이나 질 출혈이 있을 때: 위 표에서 보듯 칸디다 쪽 특징이 아닙니다.
- 만 12세 미만: 이 약을 쓸 수 있는 나이가 아닙니다.
항생제를 먹는 중이거나 막 끝낸 뒤라면 판단이 조금 달라집니다. 항생제가 질 안의 유산균을 같이 줄이면서 진균이 늘어나는 게 칸디다 질염의 대표적인 배경이라, 시기상으로는 앞뒤가 맞습니다. 그래도 셋 중 어느 쪽인지는 확인하고 시작하는 편이 낫습니다.
질정을 쓰는 동안 겹치면 안 되는 것
생리 중에는 이 약을 쓰지 않습니다. 넣는 도중에 생리가 시작됐다면 그대로 밀어붙이지 말고 약사나 의사에게 물어보세요.
탐폰, 질 세정제, 질 세척, 그 밖의 질 삽입 제품도 쓰는 동안에는 함께 쓰지 않습니다. 특히 질 세척은 원래 있던 유익균까지 씻어내면서 감염 가능성을 오히려 높이는 쪽이라 평소에도 권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피임을 하고 있다면 하나 더 챙길 게 있습니다. 이 성분은 라텍스를 약하게 만들어서, 쓰는 기간에는 콘돔과 피임용 격막이 제 역할을 못 할 수 있습니다. 치료 중에는 성관계를 피하는 편이 낫다고 되어 있기도 하고, 파트너에게 옮을 가능성도 있어요.
다시 걸리지 않게 하는 건 생활에서 막습니다. 수건과 속옷은 매일 갈고, 입었던 것은 삶아서 빱니다. 꽉 끼는 바지나 젖은 수영복을 오래 입고 있는 것도 피하는 게 좋습니다.
칸디다 질염이 낫지 않을 때 확인하는 순서

정해진 기간 동안 질정을 사용했는데도 증상이 그대로라면 같은 약을 계속 쓰기보다 원인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약이 약해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칸디다 질염이 아니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산부인과에서는 질 분비물을 채취해 칸디다인지, 세균성 질염이나 트리코모나스처럼 다른 원인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증상만으로는 서로 비슷해 보여도 치료에 사용하는 약은 달라요.
따라서 질정을 다 사용했는데도 가려움이나 분비물 등의 증상이 계속된다면 임의로 다른 질정을 바꿔 쓰기보다 진료를 받는 쪽이 낫습니다. 진료를 앞두고 있다면 검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질정 사용 여부와 마지막 사용 시점을 의료진에게 알려주세요.
1년에 4번을 넘길 때 달라지는 치료
칸디다 질염은 드문 병이 아닙니다. 여성의 75% 정도가 평생 한 번 이상 겪고, 45% 정도는 1년에 두 번 이상 겪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 칸디다성 외음질염). 두 번째, 세 번째까지는 재발이라기보다 흔한 범위에 가깝습니다.
기준이 되는 숫자는 1년에 4회입니다. 이 선을 넘으면 재발성 칸디다성 외음질염으로 보고, 그때부터는 매번 급한 불을 끄는 치료가 아니라 플루코나졸을 6개월간 쓰는 방식으로 넘어갑니다. 질정을 또 사러 갈 참이었다면 그 전에 진료로 방향을 바꾸는 게 맞습니다.
먹는 항진균제는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간 수치를 보면서 씁니다. 어떤 검사를 얼마 간격으로 하는지는 👉 발톱 무좀 먹는 약, 복용 기간과 간 기능 검사 주기에서 다뤘어요.
반복되는 배경도 같이 확인해야 합니다. 항생제를 자주 쓰는 상황인지, 혈당이 잘 잡히고 있는지, 임신 중인지에 따라 진균이 자라기 쉬운 조건이 만들어지거든요. 조건을 그대로 둔 채 약만 반복하면 몇 달 뒤에 다시 같은 증상으로 돌아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약국 질정만으로 칸디다 질염이 낫나요?
원인이 칸디다가 맞다면 정해진 기간을 다 넣어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질염 세 가지 중 나머지 둘에는 듣지 않는 약이라, 처음 겪는 증상이라면 확인을 먼저 받는 쪽이 빠릅니다.
3일짜리와 6일짜리는 뭐가 다른가요?
한 번에 넣는 용량이 다릅니다. 100mg은 6일, 200mg은 3일로 기간이 정해져 있어요. 증상이 중간에 좋아져도 정해진 날수는 채웁니다.
생리 중에 넣어도 되나요?
생리기간 중에는 쓰지 않습니다. 넣는 중에 생리가 시작됐다면 약사나 의사에게 물어보고 진행하세요.
남자친구도 같이 치료받아야 하나요?
칸디다 질염은 대체로 성매개감염으로 보지 않아서 파트너를 함께 치료하는 게 기본은 아닙니다. 다만 파트너에게 가려움이나 염증 증상이 있으면 그쪽도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진료 예약이 있는데 그 전에 질정을 넣어도 되나요?
진료가 얼마 안 남았다면 넣지 말고 가는 편이 낫습니다. 분비물을 직접 보고 확인하는 검사라서, 약을 막 넣은 상태로 가면 확인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안내 —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여기 적은 용법과 주의사항은 클로트리마졸 질정의 설명서(식약처 허가사항)를 옮긴 것이므로, 다른 성분의 제품을 쓴다면 그 약의 안내를 따르시기 바랍니다. 증상이 처음이거나 임신 중이라면 약을 사기 전에 진료를 먼저 받으시기 바랍니다.
복잡한 건강 정보를 쉽게 풀어 전하는 에디터 이윤정입니다. 흩어진 건강 상식을 병원·공공기관 자료로 하나하나 확인해서, 오늘 바로 실천할 수 있게 정리해요. 딱딱한 의학 용어 대신, 곁에서 알려주는 친구처럼 편하게 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