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약을 자주 먹으면 머리가 더 아픈 이유, 약물과용두통 복용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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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정

두통이 잦아지면 약 먹는 날도 같이 늘어납니다. 처음에는 한 달에 두세 번이던 게 일주일에 두어 번이 되고, 어느새 아침에 눈뜨면 이미 머리가 무거운 날이 옵니다. 약을 먹으니 그때만 가라앉고 다음 날 또 아프죠.

문제는 이렇게 두통약에 의지하는 날이 계속 늘어날 때입니다. 어느 선을 넘으면 원래 있던 두통에 약을 자주 먹는 영향까지 겹치면서 오히려 머리가 아픈 날이 더 많아질 수 있어요. 이를 약물과용두통이라고 하는데, 모든 두통약의 기준이 같은 건 아닙니다. 어떤 약은 한 달 15일, 어떤 약은 10일이 기준이 되기 때문에 먼저 내가 먹는 약부터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두통약을 자주 먹으면 두통이 늘어나는 이유

진통제를 반복해서 쓰면 통증을 조절하는 신경이 점점 예민해집니다. 약효가 떨어지는 시점에 통증이 다시 올라오고, 그걸 막으려고 또 먹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두통이 만성으로 굳습니다.

이렇게 생긴 두통은 원래 두통과 모양이 다릅니다. 거의 매일 나타나고 아침에 일어날 때 이미 아픈 것이 특징입니다. 메스꺼움이나 신경이 곤두선 느낌, 집중이 안 되는 증상이 같이 오기도 합니다.

바탕에는 원래 앓던 두통이 깔려 있어요. 국내 다기관 연구를 보면 약물과용두통 환자의 99.1%가 편두통을 함께 갖고 있었습니다. 편두통이나 긴장형 두통이 있는 사람이 약으로 버티다가 넘어가는 경로입니다.

약에 따라 다른 기준, 15일과 10일

단순진통제는 월 15일, 복합진통제와 트립탄 등은 월 10일 이상 복용 시 과용 기준이 되는 것을 비교한 인포그래픽

기준은 약의 종류에 따라 둘로 나뉩니다. 국제두통질환분류가 정한 숫자이고 국내 진료에서도 같은 기준을 씁니다.

약 종류과용으로 보는 기준
단순진통제 — 아세트아미노펜, 아스피린, 소염진통제(NSAID)한 달 15일 이상
복합진통제, 트립탄, 에르고타민, 마약성 진통제한 달 10일 이상

여기에 3개월을 넘겨서 그렇게 먹었고, 한 달에 두통이 15일 이상 있어야 진단이 붙습니다. 세 조건이 다 맞아야 하는 것이지 한 달 반짝 많이 먹었다고 해당되지는 않습니다.

주의할 것은 복합진통제 쪽입니다. 카페인이나 다른 성분이 섞인 약, 편두통용 트립탄은 기준이 10일로 더 낮습니다. 약국에서 흔히 사는 두통약 중에 카페인이 들어간 제품이 많아서, 단순진통제인 줄 알고 세다가 기준을 놓치는 경우가 생깁니다.

내가 해당되는지 날짜 계산하기

아침부터 두통을 느끼며 머리를 짚고 있는 성인

기억으로 계산하면 안 맞아요. 대부분 실제보다 적게 잡거든요. 달력이나 휴대폰 메모에 약을 먹은 날에만 표시해 두고 한 달을 채워 보세요.

세는 단위는 알약 개수가 아니라 날짜예요. 하루에 세 알을 먹었어도 하루로 칩니다. 반대로 매일 한 알씩이면 30일이 되는 거고요.

기록이 재발을 막는 데도 쓰입니다. 두통일기를 쓴 환자는 약물 과용을 피한 비율이 73%였고, 안 쓴 환자는 64%였습니다. 세는 행위 자체가 브레이크가 되는 셈입니다.

진단 기준보다 실제 복용 횟수는 더 적게 잡는다

여기서 헷갈리기 쉬워요. 15일이 기준이라고 해서 14일까지는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10일과 15일은 약물과용두통을 진단할 때 사용하는 기준이에요. 약물과용두통을 치료한 뒤에는 다시 과용하지 않도록 두통을 멈추기 위해 먹는 약의 사용 횟수를 더 낮게 제한합니다.

  • 소염진통제(NSAID): 한 달 6일 미만
  • 트립탄·에르고타민·복합진통제: 한 달 4일 미만

한 달에 나흘에서 엿새를 넘겨 약이 필요하다면, 그때그때 진통제로 버티기보다 두통 자체의 빈도를 줄이는 치료가 필요한지 살펴볼 시점이에요. 진통제와 달리 두통 발생 자체를 줄이는 예방약은 별도로 사용합니다.

어떤 두통이냐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니 내 두통의 정체부터 확인하는 게 먼저입니다. 👉 한쪽 두통 원인, 편두통·군발두통·목 통증 구분법에서 유형별로 정리해 뒀습니다.

끊을 때 벌어지는 일

두통약 중단 후 일시적인 두통 악화와 일부 약물은 의료진과 상의해 감량해야 한다는 내용을 설명하는 인포그래픽

치료의 출발점은 과용하던 약을 끊는 것입니다. 일반적인 두통약은 서서히 줄이기보다 한 번에 중단하는 쪽을 먼저 고려합니다. 실제로 급성기 약을 완전히 끊은 쪽에서 두통일이 절반 이상 줄어든 비율이 46%로, 그렇지 않은 22%보다 높았습니다.

끊고 나면 며칠은 더 아파요. 이게 정상 경과라는 걸 모르고 다시 약을 집는 데서 실패합니다. 일시적인 악화는 보통 사흘 안팎, 길어도 열흘 안에 가라앉습니다. 메스꺼움이나 불안, 잠이 안 오는 증상이 며칠에서 몇 주까지 따라올 수 있습니다.

혼자 끊으면 안 되는 약도 있습니다. 마약성 진통제나 바르비투르산염, 신경안정제를 오래 많이 써 왔다면 갑자기 중단하지 말고 2~4주에 걸쳐 줄여야 합니다. 이 경우는 반드시 진료를 받고 시작하세요.

병원에서는 끊는 동안 버티게 해 주는 약을 짧게 씁니다. 스테로이드를 닷새 정도 쓰면 처음 닷새간 중등도 이상 두통이 이어진 시간이 27.2시간으로, 안 쓴 경우의 42.7시간보다 짧았습니다. 혼자 견디는 것보다 진료를 받는 편이 실제로 덜 힘듭니다.

다시 늘어나지 않게 하는 두 가지

끊는 데 성공해도 1년 안에 다시 늘어나는 사람이 4명 중 1명꼴이에요. 재발률은 대개 25~35% 선입니다.

다시 늘어나는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이 우울과 불안입니다. 국내 연구에서 약물과용두통 환자의 83%가 우울 증상을, 60% 이상이 불안 증상을 갖고 있었습니다. 마음 쪽 문제를 같이 다루지 않으면 약 먹는 날이 다시 늘어납니다.

예방약을 꾸준히 쓰는 것도 같은 이유예요. 두통이 오는 횟수 자체가 줄면 진통제를 찾을 일이 줄어드니까요. 생활에서 유발 요인을 줄이는 방법은 👉 편두통 완화에 효과적인 실전 팁에서 다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타이레놀은 순한 약인데도 해당되나요?

해당됩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단순진통제라 한 달 15일 기준을 적용해요. 성분이 순한 것과 자주 먹어도 되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다만 카페인이 함께 든 제품이라면 복합진통제로 봐서 10일 기준이 됩니다.

두통 말고 생리통이나 허리 때문에 먹은 진통제도 세나요?

같은 성분을 쓴다면 함께 셉니다. 몸은 약을 먹은 이유를 구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른 통증으로 진통제를 자주 쓰고 있다면 그 사실을 진료할 때 꼭 말씀하세요.

약을 끊으면 두통이 완전히 없어지나요?

원래 있던 편두통이나 긴장형 두통은 남습니다. 약 때문에 얹혀 있던 만큼이 걷히는 것이라, 끊은 뒤에도 두통이 있다면 그게 치료해야 할 본래의 두통입니다.

어느 과로 가야 하나요?

신경과입니다. 두통 클리닉이 있는 곳이면 더 좋아요. 한 달 복용 일수를 세어서 가면 진료가 빨라집니다.

두통이 계절을 타는 것 같다면 원인을 다른 데서 찾아야 합니다.

겨울철 두통 원인과 예방법|추위·혈관 수축·기압 변화 영향

출처 — MSD매뉴얼 일반인용 「약물 과다복용 두통」(약물군별 복용 일수 기준, 증상, 중단 방식과 금단 증상, 예방 상한 NSAID 월 6일·트립탄 월 4일 미만) · 대한신경과학회지 「약물과용두통: 진단기준, 역학, 치료」(ICHD-3 진단기준, RELEASE 국내 다기관 연구 — 편두통 동반 99.1%·우울 83%·불안 60% 이상, 급성기약제 완전 중단군 46% 대 22%, 스테로이드 연결치료 27.2시간 대 42.7시간, 중단 후 일시적 악화 3.5일(2~10일), 재발률 25~35%, 두통일기 사용 시 과용 회피 73% 대 64%)

안내 — 일반적인 의학 정보이며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복용 중인 약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조절하지 마시고, 특히 마약성 진통제·바르비투르산염·신경안정제를 쓰고 있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한 뒤 조정하세요. 두통 양상이 이전과 달라지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신경과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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