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지 제거하고 나서 귀가 먹먹해졌을 때 확인할 것

Photo of author

By 이윤정

귀지 제거는 대부분 면봉으로 시작합니다. 샤워를 끝내고 물기를 닦는 김에 안쪽까지 밀어 넣는 게 습관이 된 경우가 많죠. 그런데 그렇게 한 날 저녁부터 한쪽 귀가 먹먹하고 소리가 멀게 들린다면, 파낸 게 아니라 밀어 넣은 겁니다.

귀지가 이도 안쪽으로 다져지면 얇은 막처럼 벽을 막습니다. 며칠 지나면 저절로 풀리기도 하지만, 계속 파낼수록 단단해져서 결국 병원에서 빼야 하는 상태가 됩니다.

파고 나서 더 막히는 이유

면봉은 끝이 뭉툭해서 귀지를 걷어내기보다 앞으로 미는 쪽에 가깝습니다. 의료 자료에서도 면봉이나 머리핀, 연필로 귀지를 빼려는 시도는 보통 귀지를 이도 안쪽으로 더 깊숙하게 밀어 넣는다고 명확히 지적합니다. 고막에 상처를 낼 수도 있고요.

구조를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귓구멍은 곧게 뻗은 관이 아니라 안쪽으로 갈수록 좁아지면서 살짝 휩니다. 바깥쪽 3분의 1에는 귀지를 만드는 분비샘이 있고, 그 안쪽은 피부가 뼈에 얇게 붙어 있어 조금만 눌려도 아픕니다. 면봉을 끝까지 넣으면 귀지는 좁은 안쪽으로, 면봉은 아픈 자리로 갑니다.

먹먹함이 생기는 시점도 대개 여기입니다. 귀지가 벽을 따라 흩어져 있을 때는 아무 증상이 없다가, 한곳으로 뭉쳐 이도를 다 막는 순간 소리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귀를 팠더니 갑자기 안 들린다”는 말이 나옵니다.

그냥 둬도 되는 귀지

귀지 제거가 필요한 경우와 그냥 둬도 되는 경우 비교

귀지가 많다고 다 빼야 하는 건 아닙니다. 귀지가 많이 쌓여 있어도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이 없으면 손대지 않는 쪽이 낫습니다. 귀지 자체가 이도 피부를 덮어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정기적으로 빼야 하는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이도가 유난히 좁거나, 귀지가 끈적하고 되직하거나, 이도에 피부 질환이 오래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조건이면 스스로 나오지 못하고 쌓이기 때문에 이비인후과에서 주기적으로 청소를 받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로 매일 파는 습관은 외이도염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자료에서도 외이도염을 예방하려면 면봉이나 귀이개로 파지 않도록 하라고 안내합니다. 귀지가 지나치게 많은 것도, 아예 없는 것도 외이도염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물이 닿은 뒤에 생기는 먹먹함

수영장에 다녀오거나 머리를 감은 다음 날 갑자기 막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물부터 빼내겠다고 면봉을 넣으면 상황이 나빠집니다. 귀에 들어간 물은 대개 저절로 흘러나오고, 남아 있는 먹먹함은 물이 아니라 귀지 쪽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고개를 그쪽으로 기울이고 귓바퀴를 위로 살짝 당겨보세요. 이도가 펴지면서 물이 나오기 쉬워집니다. 드라이어를 쓸 거라면 찬바람으로, 20cm쯤 떨어뜨려 말립니다.

먹먹함이 며칠 이어지거나 통증이 함께 온다면 외이도염일 수 있습니다. 급성 외이도염은 통증과 가려움, 귀가 꽉 찬 느낌, 청력 감소로 나타납니다. 물이 들어가지 않게 씻는 방법은 👉 외이도염 샤워할 때 귀에 물 안 들어가게 하는 법에서 다뤘습니다.

집에서 녹이기 전에 확인할 조건

귀지 제거를 집에서 시도하면 안 되는 경우 - 고막 천공, 중이 수술, 진물

병원에서도 딱딱한 귀지를 뺄 때는 먼저 부드럽게 만듭니다. 과산화수소나 글리세린, 미네랄 오일을 귀에 넣어 불린 다음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약국에서 파는 귀지 연화제도 같은 원리입니다.

다만 아래에 해당하면 집에서 시도하지 마세요.

  • 고막에 구멍이 있거나 과거에 뚫린 적이 있는 경우 — 물로 씻어내는 방법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 중이염 수술을 받았거나 환기관을 넣은 적이 있는 경우
  • 귀에서 진물이나 고름이 나오는 경우
  • 한쪽 청력이 이미 많이 떨어져 있는 경우
  • 당뇨가 있어 외이도 감염이 잘 낫지 않는 경우

연화제를 넣고 며칠 지나 오히려 더 답답해지는 일도 흔합니다. 불어난 귀지가 부피를 키워 이도를 완전히 막기 때문인데, 이 상태로 계속 넣기보다 이비인후과에서 빼는 게 빠릅니다. 이어캔들도 쓰지 마세요. 의료 자료가 집에서 쓰지 말라고 꼽는 도구에 면봉·머리핀과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이비인후과에서 하는 귀지 제거

진료실에서는 귀 안을 확대해서 보면서 뺍니다. 끝에 작은 고리가 달린 큐렛으로 걷어내거나, 가는 관으로 빨아들이거나, 물로 씻어냅니다. 눈으로 보면서 하기 때문에 안쪽으로 밀릴 일이 없고, 대개 몇 분이면 끝납니다.

귀지를 빼는 처치는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다만 진찰료와 처치 범위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니 정확한 비용은 방문할 병원에 물어보는 편이 확실합니다.

가는 김에 확인하면 좋은 게 하나 더 있습니다. 귀지를 빼고 나서도 먹먹함이 그대로면 원인이 이도가 아니라 고막 안쪽일 수 있습니다. 중이에 물이 차 있는 경우인데, 귀지를 걷어내야 그 안이 보입니다.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

아래에 해당하면 집에서 더 시도하지 말고 진료를 받으세요.

  • 귀를 판 뒤로 통증이 계속되거나 피가 묻어 나올 때
  • 먹먹함이 일주일 넘게 그대로일 때
  • 진물이나 고름, 냄새가 날 때
  • 어지럽거나 이명이 함께 생겼을 때
  • 아이가 귀를 자꾸 만지면서 보채고 열이 날 때

특히 어지럼이 함께 온다면 이도보다 안쪽 문제일 수 있습니다. 귀지를 빼는 것으로 넘길 상황이 아닙니다.

자주 묻는 것

귀지를 아예 안 파도 되나요?

증상이 없다면 그래도 됩니다. 귀지는 이도 피부를 덮어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바깥으로 나온 부분만 수건으로 닦아내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귀지 흡입기는 효과가 있나요?

바깥쪽에 있는 부스러기는 빨려 나오지만 안쪽에 다져진 귀지는 잘 나오지 않습니다. 병원에서 쓰는 흡인기는 눈으로 보면서 위치를 잡고 쓴다는 점이 다릅니다.

귀지가 마른 사람과 젖은 사람이 다른가요?

체질에 따라 나뉩니다. 젖은 귀지는 끈적해서 이도에 붙어 쌓이기 쉬운 편이라 정기적으로 제거가 필요한 경우가 더 많습니다.

아이 귀지도 파줘야 하나요?

아이 이도는 더 좁아서 파다가 상처가 나기 쉽습니다. 소아는 귀지가 시야를 가려 고막을 못 볼 때 진료 중에 빼는 경우가 많으니 집에서 손대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양쪽 다 막혔는데 왜 한쪽만 안 들리나요?

이도가 완전히 막혔는지 아닌지에 따라 다릅니다. 틈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소리가 통해서 증상이 안 나타나기도 합니다. 한쪽만 증상이 있다고 해서 다른 쪽에 귀지가 없는 건 아닙니다.

귀에 물이 들어가는 게 신경 쓰인다면 씻는 방법부터 바꾸는 게 빠릅니다.

외이도염 샤워할 때 귀에 물 안 들어가게 하는 법

출처 — MSD매뉴얼 일반인용 「귀 폐색」(집에서 면봉·머리핀·연필·이어캔들로 귀지를 제거하려 하면 귀지를 이도 안쪽으로 더 깊숙하게 밀어 넣고 고막에 손상을 줄 수 있음, 귀지가 많이 쌓여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음, 좁은 이도·끈적한 귀지·이도 피부질환이 있으면 정기적 제거 필요, 과산화수소·글리세린·미네랄 오일로 연화 후 큐렛이나 흡입 기구로 제거, 고막 천공이 있거나 있었던 경우 세정 금지) ·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외이도염」(급성 외이도염 증상은 동통·가려움증·이충만감·청력감소, 면봉이나 귀이개로 파지 않도록 하고 귀지의 과다 또는 결핍이 원인이 됨) ·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외이도염」(외이도 청소는 반드시 이비인후과 의사에 의해 조심스럽게 시행)

안내 —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고막에 구멍이 있거나 중이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면 귀에 물이나 약물을 넣지 말고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통증이나 진물, 어지럼이 함께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