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걸 들다가 허리 삐끗했을 때 제일 먼저 걸리는 게 병원 문제입니다. 참고 있어도 되는 건지, 지금 가야 하는 건지 판단이 안 서죠.
급하게 응급실까지 가야 하는 경우는 따로 있습니다. 거기 해당하지 않는다면 며칠은 지켜봐도 됩니다.
주요 내용
허리 삐끗했을 때 응급실 가야 하는 신호
다음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있으면 며칠은커녕 몇 시간도 미루면 안 됩니다.
- 소변이 안 나오거나 모르는 새 샙니다: 대변 조절이 안 되는 것도 같습니다.
- 양쪽 다리에 힘이 빠집니다: 발목이 안 들리거나 다리가 풀려 주저앉는 식입니다.
- 엉덩이와 회음부 감각이 둔합니다: 자전거 안장에 닿는 부위가 남의 살처럼 느껴집니다.
이건 마미증후군이라고 부르는 상태예요. 척추 아래쪽 신경 다발이 눌린 것이라 수술로 압박을 풀어야 하고, 몇 시간 안에 처치하느냐가 회복을 좌우합니다. 여기 해당하면 진료 예약이 아니라 119입니다.
열이 나거나 이유 없이 체중이 줄면서 허리가 아픈 경우도 따로 봅니다. 감염이나 다른 질환이 원인일 수 있어 당일 진료가 필요해요.
응급이 아니라면 며칠은 지켜본다
위에 해당하지 않는 허리 통증은 대부분 저절로 좋아집니다. 급성 허리 통증을 겪은 10명 중 9명이 6주 안에 특별한 치료 없이 나아지고, 보통은 4주 안에 호전돼요(🔗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요통).
그래서 삐끗한 다음 날 바로 병원에 가야 하는 건 아닙니다. 이틀이나 사흘 지켜보고, 통증이 줄어드는 방향이면 그대로 두면 돼요. 반대로 그대로거나 더 심해지면 그때 진료를 받습니다.
다리 저림이 새로 생기는지도 같이 봅니다. 허리에서 엉덩이를 지나 종아리까지 저린 느낌이 뻗어 내려가면 단순 염좌가 아닐 수 있어요. 한쪽 다리만 저린 경우와 양쪽이 다른데, 양쪽이면 위의 응급 신호 쪽입니다. 저림이 디스크에서 온 것인지 근육에서 온 것인지는 👉 허리 숙일 때 통증 원인, 디스크일까 근육 문제일까에서 다뤘습니다.
지켜보는 며칠 동안 할 것
가만히 누워 있는 게 답은 아닙니다. 초기 통증이 심할 때 눕는 건 도움이 되지만 48시간을 넘기면 안 돼요. 이틀 넘게 누워 지내면 근육이 약해지고 회복이 오히려 늦어집니다.
급성 요통에는 약보다 비약물 처치가 먼저입니다(미국내과학회 진료지침). 그중 근거가 가장 나은 건 표층 온찜질이에요. 찜질을 언제 차게 하고 언제 따뜻하게 하는지는 👉 손목염좌 응급처치, 냉찜질과 온찜질 중 무엇이 먼저일까?에서 쓴 기준이 허리에도 통합니다.
통증이 심하면 진통제를 참을 이유는 없습니다. 소염제나 근이완제가 낫는 동안 통증을 낮춰 주고, 아픈 게 덜해야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몸을 일으키고 앉는 요령
이 며칠 동안 제일 곤란한 게 자세를 바꾸는 순간입니다. 누운 자리에서 상체를 곧장 들면 허리에 힘이 몰려요. 배에 힘을 준 채 통나무가 구르듯 옆으로 돌아눕고, 두 다리를 침대 밖으로 내리면서 팔로 밀어 올리면 허리를 거의 안 씁니다.
앉는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허리에 부담이 큽니다. 한 번에 30분을 넘기지 말고,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뒤까지 밀어 넣으세요. 바닥에 떨어진 물건은 허리를 굽히지 말고 무릎을 접고 앉아서 집습니다. 누울 때 무릎 뒤에 베개를 받치면 허리가 바닥에 붙으면서 편해져요.
어느 과로 가야 하나
사흘이 지나도 그대로면 진료를 받는데, 척추를 보는 과는 정형외과와 신경외과 둘입니다. 어느 쪽이든 진찰과 영상 검사로 원인을 찾는 과정은 같아요.
- 정형외과: 뼈·관절·근육 쪽을 주로 봅니다. 다리 저림 없이 허리만 아픈 경우 흔히 여기서 시작합니다.
- 신경외과: 신경 압박을 주로 봅니다. 다리로 내려가는 저림이나 힘 빠짐이 있으면 이쪽이 맞습니다.
- 재활의학과: 통증이 2~3주 넘게 이어지고 재발이 잦을 때, 운동 치료로 관리하는 자리입니다.
구분이 애매하면 집에서 가까운 척추 진료 병원으로 가면 됩니다. 검사에서 수술이 필요한 소견이 나오면 그때 과를 옮기게 되니, 처음부터 정확히 고르려고 시간을 쓸 필요는 없어요.
한의원이나 도수치료는 어떤가
진료지침에 침 치료가 선택지로 들어 있습니다. 급성 요통에 온찜질·마사지·침·척추도수를 먼저 시도해 보라는 권고예요. 다만 온찜질을 뺀 나머지는 근거의 질이 낮은 편이라, 반드시 더 나은 방법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도수치료는 좀 더 분명합니다. 코크란 리뷰에서 급성 요통에 대한 척추교정 치료를 살폈는데, 가짜 치료나 다른 치료와 비교해 더 나을 게 없었고 근거의 질도 낮았습니다.
그러니 침이나 도수치료를 받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지만, 그것 때문에 응급 신호를 놓치거나 진단이 늦어지는 건 다른 문제입니다. 위의 세 가지 신호가 있으면 어디든 먼저 응급실입니다.
2주가 지나도 그대로일 때 할 일
보통은 첫 이삼일이 가장 심하고 그다음부터 조금씩 나아집니다. 사흘쯤 지나 몸을 일으키는 게 견딜 만해지면 짧게 걷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요추 염좌는 한 달 정도 제대로 치료받으면 90%가 회복됩니다.
2주가 지나도 통증이 그대로거나 아픈 범위가 넓어지면 단순 염좌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때는 영상 검사가 필요한지 진료로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통증이 가라앉은 뒤에는 허리 근육을 다시 키우는 단계가 남습니다. 여기까지 가야 재발이 줄어요.
자주 묻는 질문
허리를 삐끗한 날 잠은 어떻게 자야 하나요?
반듯하게 누워 무릎 뒤에 베개를 받치거나, 옆으로 누워 두 무릎 사이에 베개를 끼우면 편합니다. 자다가 자세를 바꿀 때도 어깨와 골반을 한 덩어리로 돌리세요. 엎드려 자는 자세만 피하면 됩니다.
삐끗한 다음 날 출근해도 되나요?
앉아 있는 시간이 길고 이동이 많다면 이틀은 쉬는 편이 낫습니다. 나가야 한다면 30분마다 일어나 잠깐씩 걸으세요. 무거운 물건을 드는 일이 있는 자리라면 그 작업만은 미뤄야 합니다.
병원에 가면 바로 MRI를 찍나요?
대부분은 아닙니다. 응급 신호가 없고 통증이 몇 주 안 된 경우에는 영상 검사 없이 경과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에요. 다리 힘 빠짐이나 감각 이상이 있거나 통증이 오래갈 때 검사를 고려합니다.
운동하다 삐끗했는데 언제부터 다시 할 수 있나요?
통증이 견딜 만해진 뒤부터 가벼운 걷기로 시작합니다. 급성기에 억지로 허리를 늘리거나 무게를 들면 방어 수축이 더 심해져요.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조금씩 늘려 가고, 원래 하던 강도로 바로 돌아가지는 마세요.
걷기를 시작할 때 얼마나 걸어야 할지는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출처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요통」 ·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요추 염좌」 · 미국내과학회(ACP) 「Noninvasive Treatments for Acute, Subacute, and Chronic Low Back Pain」(2017) · 코크란 리뷰 「급성 요통 척추교정 치료」
안내 —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위에 적은 응급 신호가 있으면 즉시 응급실로 가세요.
복잡한 건강 정보를 쉽게 풀어 전하는 에디터 이윤정입니다. 흩어진 건강 상식을 병원·공공기관 자료로 하나하나 확인해서, 오늘 바로 실천할 수 있게 정리해요. 딱딱한 의학 용어 대신, 곁에서 알려주는 친구처럼 편하게 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