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드름 하나가 올라왔는데 붉게 부어오르고 누르면 아픕니다. 며칠 지나도 가라앉지 않고 가운데가 노랗게 잡히기 시작하면, 서랍에 있는 연고를 일단 발라 보게 되죠.
그런데 화농성 여드름 연고라고 한데 묶어 불러도 성분마다 하는 일이 완전히 다릅니다. 모공을 여는 약이 있고, 세균을 줄이는 약이 있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이 따로 있어요. 곪은 자리에 모공을 여는 약을 바르면 자극만 받고 며칠을 버리게 됩니다.
목차
바르는 약으로 되는 단계와 안 되는 단계
화농성 여드름 연고를 고르기 전에 지금 올라온 게 어느 단계인지부터 봐야 합니다. 바르는 약이 닿을 수 있는 깊이가 정해져 있어서, 단계를 넘어가면 연고를 아무리 부지런히 발라도 그대로예요.
여드름은 피지가 고여 모공이 막힌 면포에서 시작합니다. 여기에 세균이 늘면 붉게 부은 구진이 되고, 고름이 잡히면 농포가 됩니다. 흔히 화농성이라고 부르는 게 이 농포 단계예요. 더 깊어지면 단단하게 만져지는 결절, 고름주머니인 낭종으로 넘어갑니다.
여드름 치료는 크게 바르는 약, 먹는 약, 외과적 치료로 나뉩니다. 농포까지는 바르는 약으로 시작해 볼 수 있지만, 결절이나 낭종처럼 깊은 자리는 먹는 약이나 병변에 직접 놓는 주사가 필요합니다. 손끝으로 눌렀을 때 피부 속에서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진다면 연고를 더 사는 것보다 진료를 먼저 받는 편이 빠릅니다.
화농성 여드름 연고 성분별로 하는 일
약국이나 병원에서 받는 여드름 연고는 크게 세 갈래입니다. 곪은 여드름에 주로 쓰는 건 세균을 줄이는 쪽과 염증을 잡는 쪽이고, 모공을 여는 약은 새로 올라오는 걸 막는 역할을 맡습니다.
| 성분 | 하는 일 | 주로 쓰는 자리 |
|---|---|---|
| 벤조일퍼옥사이드 | 세균을 줄이고 염증을 가라앉히며 막힌 피지도 조금 녹입니다 | 곪기 시작한 구진·농포 |
| 국소 레티노이드 | 막힌 모공을 열어 새 여드름이 올라오는 것을 줄입니다 | 좁쌀처럼 올라오는 면포 |
| 국소 항생제 |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에 직접 작용합니다 | 염증이 뚜렷한 농포 |
벤조일퍼옥사이드는 항균 작용에 항염 효과가 더해져 곪은 자리에 무난하게 쓰입니다. 다만 표백 성분이라 베개나 수건에 닿으면 색이 빠지니 밤에 바를 때는 흰 수건을 쓰는 게 편해요. 국소 레티노이드는 처음 2~3주 정도 피부가 붉어지고 각질이 일어날 수 있는데, 이건 약이 안 맞는 게 아니라 흔한 초기 반응입니다.
아젤라산처럼 색소침착까지 같이 보는 성분도 있습니다. 성분별 사용법과 주의사항은 👉 아젤리아크림 효능과 사용법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항생제 연고만 오래 바르면 안 되는 이유
염증이 뚜렷할 때 항생제 연고가 잘 듣다 보니 남은 걸 계속 바르게 되는데, 항생제는 단독으로 오래 쓰면 세균이 그 약에 견디는 힘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국소 항생제는 벤조일퍼옥사이드나 레티노이드와 함께 쓰도록 권합니다. 같이 쓰면 내성이 생길 여지가 줄고 효과도 낫습니다.
지난번에 받아 둔 항생제 연고가 남아 있다면, 그것만 다시 꺼내 바르기보다 처방을 받을 때 어떤 조합으로 쓸지 확인하세요. 기간을 정해 주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여드름 패치를 붙이는 시점
패치는 약이 아니라 덮개에 가깝습니다. 하이드로콜로이드 재질이 진물을 빨아들이고 그 자리를 덮어 주니, 이미 터져서 진물이 나는 자리에 붙이면 손이 덜 가고 딱지도 덜 앉아요.
반대로 피부 속에서 단단하게 곪는 결절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패치가 닿는 건 표면이라 깊은 염증까지는 못 가거든요. 붙였는데 그대로라면 패치를 바꿔 가며 시험하지 말고 상태를 다시 보는 편이 낫습니다.
직접 짜면 남는 흉터
고름이 보이면 짜서 빼내고 싶어지지만, 손으로 누르는 힘은 위로만 가지 않습니다. 병변을 짜면 염증이 심해지고 피부 손상까지 깊어져서 흉터가 남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하루 이틀이면 가라앉았을 자리가 몇 달 가는 자국으로 바뀌는 셈이죠.
압출 자체가 나쁜 건 아니고, 병원에서 하는 여드름 압출은 주사 요법이나 레이저 치료와 함께 정식 치료로 들어갑니다. 소독된 기구로 필요한 자리만 열어 주는 것과 손톱으로 누르는 것은 결과가 다릅니다.
심한 여드름일수록 흉터를 남기기 쉬워서, 이미 붉은 자국이 앉았다면 옅어질 때까지 같은 자리를 또 건드리지 않는 게 우선입니다. 흉터가 어떤 모양으로 남는지는 🔗 MSD 매뉴얼 일반인용에 형태별로 나와 있습니다.
여드름 연고가 듣지 않는 모낭염
여드름 연고를 몇 주째 바르는데 자리만 바뀌며 계속 곪는다면 모낭염일 수 있습니다. 모낭염은 세균 감염이나 물리적 자극으로 모낭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라 출발점부터 다릅니다.
털을 뽑거나 면도한 뒤, 또는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으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균이 들어가 생깁니다. 좁쌀처럼 노랗게 곪고 가렵거나 아픈 게 특징이고, 털을 중심으로 붉은 반점이 잡히기도 해요. 턱선이나 목처럼 면도하는 자리에 반복된다면 이쪽을 의심해 볼 만합니다.
여드름과 모낭염은 쓰는 약이 달라서 스스로 판단해 바르면 시간을 버리기 쉽습니다. 두드러기나 땀띠와 겹쳐 보일 때 무엇부터 확인하는지는 👉 성인 땀띠와 모낭염 구분 기준에 적어 뒀습니다.
피부과로 가야 하는 신호
바르는 약은 효과를 판단하는 데 몇 주가 걸립니다. 그래서 이틀 발라 보고 바꾸는 게 아니라, 기간을 두고 지켜본 뒤 아래에 해당하면 진료를 받는 순서가 맞습니다.
- 같은 자리가 계속 곪을 때: 한 달 넘게 같은 부위에서 반복되면 원인이 따로 있습니다.
- 속에서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질 때: 결절이나 낭종은 바르는 약이 닿는 깊이를 넘어섭니다.
- 자국이 남기 시작할 때: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붉어짐과 색소 변화, 흉터로 이어질 위험이 커집니다.
- 누르지 않아도 아플 때: 통증이 뚜렷하면 염증이 깊다는 뜻입니다.
피부과에서는 병변에 직접 놓는 주사나 먹는 약처럼 집에서 못 하는 방법을 쓸 수 있습니다. 흔히 염증주사라고 부르는 게 부어오른 자리에 스테로이드를 소량 넣어 염증을 빨리 가라앉히는 방법이에요. 비용과 진료 순서는 👉 피부과 여드름 치료 비용 쪽을 참고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약국에서 바로 살 수 있는 화농성 여드름 연고가 있나요?
성분에 따라 다릅니다. 벤조일퍼옥사이드가 든 제품 중에는 약국에서 바로 살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레티노이드나 항생제가 들어간 연고는 처방이 필요합니다. 농도에 따라 달라지니 증상을 말하고 약사에게 확인하는 게 확실해요.
연고를 며칠 발라야 효과를 알 수 있나요?
여드름 약은 몇 주 단위로 봅니다. 하루 이틀 발라 보고 안 듣는다고 바꾸면 어느 약이 맞았는지 알 수 없으니, 한 가지를 정해 꾸준히 쓴 뒤 판단하는 게 좋습니다.
밤에만 바르라는 약이 따로 있나요?
레티노이드 계열은 자기 전에 바르라고 안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빛에 약하고 자극이 있을 수 있어서인데, 낮에 발랐다면 자외선 차단제를 같이 챙기세요.
짜고 난 자리에 연고를 발라도 되나요?
이미 짰다면 그 자리를 깨끗이 하고 덮어 두는 게 먼저입니다. 상처가 열린 상태라 자극이 있는 성분은 피하는 편이 낫고, 진물이 있으면 패치를 붙여 손이 가지 않게 합니다.
화농성 여드름이 자꾸 나는데 세안을 더 자주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세게 자주 씻으면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피지가 오히려 더 나옵니다. 하루 두 번 정도, 자극이 적은 세안제로 충분해요.
곪지 않고 좁쌀처럼 올라오는 여드름은 바르는 약도 확인할 것도 다릅니다.
출처 —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여드름」 ·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모낭염」 · MSD 매뉴얼 일반인용 「여드름」 ·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여드름」
안내 —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바르는 약은 성분과 농도에 따라 처방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약사나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해 고르시기 바랍니다.
복잡한 건강 정보를 쉽게 풀어 전하는 에디터 이윤정입니다. 흩어진 건강 상식을 병원·공공기관 자료로 하나하나 확인해서, 오늘 바로 실천할 수 있게 정리해요. 딱딱한 의학 용어 대신, 곁에서 알려주는 친구처럼 편하게 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