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순염, 립밤을 발라도 낫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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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정

구순염은 립밤을 부지런히 바를수록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입술이 트고 껍질이 일어나서 하루에도 몇 번씩 덧바르는데, 바를 때만 잠깐 괜찮고 마르면 그대로죠.

바르는 것 자체가 원인인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립밤이나 틴트에 든 향료나 자극 성분에 입술이 반응하는 건데, 이때는 제품을 바꾸는 것보다 며칠 끊어 보는 편이 빠릅니다.

바를수록 더 트는 립밤

입술과 얼굴 피부가 만나는 자리는 각질층이 얇아서 닿는 것에 쉽게 반응합니다. 그래서 자극 물질이 반복해 닿거나 화장품·치약·음식물에 알레르기가 있으면 접촉 구순염이 생겨요. 이때는 입술이 가렵거나 갈라지며 붓습니다(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원인이 되기 쉬운 건 매일 여러 번 닿는 것들입니다. 립밤과 틴트, 치약, 가글, 그리고 입술에 자주 닿는 음식이요. 특히 바르면 화하거나 시원한 느낌이 나는 제품은 그 청량감을 내는 성분이 그대로 자극이 되기도 합니다.

어느 것이 원인인지는 하나씩 빼 보는 수밖에 없어요. 순서를 정하자면 색이 들어간 제품부터입니다. 틴트와 립스틱을 먼저 2주 쉬고, 그동안 입술에는 향과 색이 없는 보습제만 얇게 바릅니다. 그래도 그대로면 치약을 향료 없는 것으로 바꿔 2주 더 봅니다.

이 기간에는 입술을 혀로 축이는 습관도 같이 줄여야 합니다. 침이 마르면서 입술의 수분까지 끌고 나가서, 축일 때만 촉촉하고 마르면 더 당기거든요. 건조한 계절에 유독 심해지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다만 이 순서를 시작하기 전에 하나만 확인하고 가세요. 껍질이 일어나고 갈라지는 것과 물집이 잡히는 것은 다른 병입니다. 작은 물집이 무리 지어 잡히고 그 자리가 먼저 따끔거렸다면 구순포진이라 바를 약이 아예 달라요. 물집이 있다면 입술포진 연고 고르는 법으로 가시면 됩니다.

몇 달째 벗겨지는 아랫입술

접촉·박탈성·구각 구순염의 증상과 대처 차이를 정리한 표

아랫입술 가운데가 유독 계속 벗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껍질을 떼면 잠깐 매끈했다가 며칠 지나면 같은 자리가 또 하얗게 일어나죠. 아랫입술 가운데에서 시작해 번지고 염증과 껍질이 수개월 동안 이어지면 박탈성 구순염입니다.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아토피 피부염 같은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과 관계가 있을 수 있고, 햇빛에 습관적으로 노출되거나 입술을 깨무는 습관 때문에 이차적으로 생기기도 합니다.

박탈성은 껍질을 떼지 않는 것이 먼저입니다. 떼어낸 자리가 아물기 전에 다시 마르면서 더 두껍게 일어나기 때문이에요. 일어난 껍질이 거슬리면 보습제를 두껍게 얹어 불린 다음 저절로 떨어지게 두세요.

입술을 깨물거나 뜯는 습관은 본인이 알아채기 어렵습니다. 통화할 때, 화면을 볼 때처럼 손이 한가한 순간에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그 시간대에 입술에 뭔가 발라 두면 손이 갈 때 알아차리게 됩니다.

입꼬리만 갈라질 때

입술 본체는 멀쩡한데 양쪽 입꼬리만 찢어지듯 갈라진다면 다른 병입니다. 구각 구순염이라고 하고, 입을 벌릴 때마다 아프고 잘 낫지 않는 게 특징이에요. 칸디다균 감염으로 생기며 입술 끝이 회백색으로 변하고 두꺼워집니다.

입꼬리에 침이 고이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잘 생깁니다. 턱을 제대로 벌려주지 못하는 의치, 치아 크기가 맞지 않아 공간이 줄어든 경우, 칸디다나 황색포도구균 감염, 그리고 비타민 B2나 철분이 부족한 식단이 원인으로 꼽힙니다(MSD매뉴얼).

대처가 접촉·박탈성과 다릅니다. 곰팡이나 세균이 자리를 잡은 상태라 보습만으로는 잘 안 낫고, 입가에 바르는 약으로 감염을 먼저 잡아야 해요. 비타민 B2나 철분이 모자란다면 그것도 같이 채웁니다.

틀니를 쓰신다면 치과에서 맞물림을 한 번 봐 달라고 하세요. 높이가 낮아져 입꼬리에 주름이 깊어지면 그 골에 침이 고여서, 약을 발라 나아도 자꾸 같은 자리가 다시 갈라집니다.

구순염에 바르는 연고

구순염일 때 고르는 향과 색이 없는 입술 보습제

바를 것은 증상 정도에 따라 나뉩니다. 가벼우면 글리세린이나 바셀린으로 덮어 주는 것으로 충분하고, 염증이 심하면 스테로이드 연고를 쓰게 됩니다. 스테로이드는 진료를 받고 처방받아야 합니다. 입술은 피부가 얇아 오래 바르면 얇아지는 부작용이 생기기 쉬운 자리입니다.

제형에서도 차이가 납니다. 예방에는 액체나 로션보다 크림이나 기름 성분이 많은 연고 제제가 도움이 됩니다. 발랐을 때 금방 마르는 느낌이면 수분이 날아가며 오히려 더 당길 수 있어서, 손등에 발라 봤을 때 미끈하게 남는 제품이 낫습니다.

바르는 때는 물기가 있을 때입니다. 세수하거나 양치한 직후, 입술이 아직 촉촉할 때 덮어 주면 남은 수분을 가둡니다. 자기 전에 한 번 두껍게 발라 두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집에 있던 연고를 꺼내 바르는 경우가 많은데, 항생제 연고는 세균이 들어가 곪았을 때 쓰는 약입니다. 자극으로 생긴 구순염에는 하는 일이 없고, 그 안의 성분에 오히려 반응해서 더 붉어지기도 합니다. 며칠 발라 변화가 없으면 계속 바르지 마세요.

여드름약을 먹는 동안

이소트레티노인 계열의 여드름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입술이 마르는 원인을 조금 다르게 봐야 해요. 이 약은 피지 분비를 줄이는 과정에서 피부와 점막도 함께 건조해질 수 있어 입술이 거칠어지거나 갈라지고, 눈이나 코가 건조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히 약을 먹기 시작한 뒤 입술 건조가 심해졌다면 화장품이나 생활습관만 문제로 보기보다는 약의 영향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때는 입술이 이미 갈라진 뒤 바르기보다 자극이 적은 보습제를 수시로 발라 건조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편이 낫습니다.

입술이 조금 마르는 정도는 흔히 나타날 수 있지만, 계속 갈라져 피가 나거나 통증이 심할 정도라면 처방받은 병원에 알려주세요. 임의로 약을 줄이거나 중단하기보다는 현재 복용량과 건조 증상을 함께 확인해 조절이 필요한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

가장 중요한 건 아랫입술입니다. 햇빛에 오래 노출되어 생기는 광선 구순염은 전암성 병소라서 다른 구순염과 성격이 다릅니다. 아랫입술에 잘 생기고, 입술과 피부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거칠거칠한 반점이나 하얗게 두꺼워진 자리가 낫지 않고 남습니다.

그대로 두면 백판증이나 편평세포암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광선 구순염의 6~10%가 편평상피암으로 진행합니다. 야외에서 일하시거나 오래 활동하는 분에게 아랫입술의 거친 자리가 몇 주째 그대로라면 진료를 받으세요.

그 밖에 다음 경우도 진료가 필요합니다.

  • 원인이 될 만한 제품을 다 끊고 2~4주가 지나도 그대로일 때
  • 한쪽 입꼬리만 계속 갈라지고 회백색으로 두꺼워질 때
  • 피가 나고 진물이 흐르거나 딱지가 반복해서 앉을 때
  • 입술 안쪽이나 잇몸까지 헐어 음식을 삼키기 어려울 때
  • 겉모습이 갑자기 달라지거나 한 부분만 단단하게 만져질 때

심해지는 경우는 대부분 춥고 건조한 계절이나 몸이 지쳤을 때라, 그 시기에는 증상이 없어도 입술이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자주 발라두면 갈라지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돼요. 낮에 야외 활동이 많다면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입술용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좋아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구순염은 옮나요?

옮지 않습니다. 자극이나 건조, 알레르기로 생기는 염증이라 수건이나 컵을 같이 써도 됩니다. 다만 입꼬리에 생긴 구각 구순염은 곰팡이나 세균이 관여하고, 물집이 잡히는 구순포진은 접촉으로 옮으니 이 둘은 다릅니다.

구순염과 구순포진은 어떻게 구분하나요?

물집이 기준입니다. 작은 물집이 무리 지어 잡히고 그 전에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는 느낌이 먼저 왔다면 구순포진입니다. 같은 자리에 되풀이되는 것도 포진의 특징입니다. 구순염은 물집 없이 건조하게 갈라지고 껍질이 일어납니다.

립밤을 아예 끊어야 하나요?

끊는 게 아니라 종류를 바꾸는 겁니다. 향과 색, 화한 느낌을 내는 성분이 없는 제품으로 바꾸고, 원인을 찾는 2주 동안만 색조 제품을 쉬면 됩니다. 아무것도 안 바르면 오히려 더 마릅니다.

비타민을 먹으면 좋아지나요?

입꼬리가 갈라지는 구각 구순염은 비타민 B2나 철분이 부족한 식단과 관련이 있어 보충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자극으로 생긴 구순염은 비타민을 먹는 것만으로 달라지지 않습니다.

얼마나 지나야 낫나요?

원인을 찾아 없애면 대개 2~4주 안에 눈에 띄게 좋아집니다. 박탈성은 수개월 이어지기도 해서, 그 사이 껍질을 뜯지 않고 덮어 주는 관리를 계속하는 게 중요합니다.

입 안쪽이 헐어서 아픈 것은 또 다른 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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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구순염(Cheilitis)」 ·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구순포진(Herpes labialis)」 · MSD매뉴얼 일반인용 「입술 궤양, 입술 염증 및 기타 변화」 · MSD매뉴얼 일반인용 「여드름」

안내 — 일반적인 의학 정보이며 진단이나 처방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아랫입술에 거친 반점이나 하얗게 두꺼워진 자리가 몇 주째 남아 있다면 피부과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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